광야의 소리와 세례요한

누가복음 3장1-14

오늘 본문을 보면  시대적 상황을 1,2절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방인들인 우리들이야 남의 나라 시대적 상황을 알아서 뭐하겠느냐 할지 모르지만 주님께서 성령을 통해 이 시대적 상황을 말씀하시는 이유가 있습니다.

디베료 가이사는 로마제국 2대 황제(A. D. 14-37)입니다. 티베리우스 황제를 말합니다.

본디오 빌라도가 유대의 총독으로, 헤롯 안티파스가 갈릴리의 분봉왕으로, 그 동생 헤롯 빌립이 이두래와 드라고닛 지방의 분봉왕으로, 루사니아가 가빌레네의 분봉왕으로 있을 때였습니다.

우리에겐 지명도 낯설고 이름도 어렵습니다. 그러나 유대인들에게는 그렇지 않습니다. 특히 메시야를 기다리는 자들, 하나님 나라를 기다리는 자들에게는 이 지명들을 떠올리게 되면 메시야에 대한 소망이 더욱더 간절해 질 수밖에 없습니다.

세례요한의 사역이 언제 시작했는지를 알려 주는 것이 아니라 세례요한의 사역 시작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를 알려 주는 시대적 상황입니다.

이 지역들은 다윗과 솔로몬이 다스리던 지역입니다. 그러면서 대제사장인 안나스와 가야바를 언급합니다. 물론 율법에는 한 사람만 대제사장직을 수행합니다. 출애굽기 29장을 보면 대제사장은 한명입니다. 만일 아론이 죽으면 그 후손이 대제사장직을 물려받게 됩니다.

세례요한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임한 시기에 당시 대제사장이 둘입니다. 장인인 안나스와 그 사위인 가야바입니다. 이것은 앞서 나열한 정치적 상황 때문입니다. 그런데 역대상 24:3절을 보게 되면 다윗 왕 시대에도 대제사장이 둘이었습니다. 엘르아살의 자손 사독과 이다말의 자손 아히멜렉입니다. 아히멜렉은 여러분들이 잘 아는 엘리의 후손입니다. 엘르아살이 아론이 죽은 후 대제사장이 됩니다(민 20:26).

사사시대를 지나면서 어찌된 영문인지 이다말의 후손인 엘리가 대제사장이 되어 있습니다.
소견에 옳은 대로 막 행하는 겁니다.

사실 세례요한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임한 때는 안나스는 대제사장이 아닙니다. A. D 6년 수리아 총독 구레뇨가 임명했고, 15년에 해임되었습니다. 그의 사위 가야바는 A. D. 18-36년까지 대제사장이 유지되었습니다. 이렇게 보면 누가가 뭔가 착각한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대제사장에서 잘렸지만 안나스가 상당히 영향력이 있었기 때문에 누가복음에서 안나스, 가야바를 대제사장이라 기록했다고도 합니다. 그럴 수도 있지요.

그러나 언약 입장에서 보게 되면 다윗 언약의 성취 차원에서 오늘 본문 말씀을 봐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지금은 다윗시대와 가장 거리가 먼 지점에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대제사장조차 정치적 세력에 의해 좌지우지됩니다. 

이럴 때에 하나님의 말씀이 빈들에서 사가랴의 아들 요한에게 임했습니다.
빈들이란 사람들이 거주할 수 없는 불모지를 말합니다.

이곳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사가랴의 아들 요한에게 임했습니다.
이스라엘 상태가 불모지라는 겁니다.

3절입니다.
“요한이 요단강 부근 각처에 와서 죄 사함을 얻게 하는 회개의 세례를 전파하니.”
죄 사함을 위한 회개의 세례를 전파했습니다.

죄 사함을 얻게 하는 세례는 선지자 이사야 40:3-5절 말씀의 신약적 표현입니다.
먼저 이사야 40:1,2절을 보겠습니다.
“너희 하나님이 가라사대 너희는 위로하라 내 백성을 위로하라 너희는 정다이 예루살렘에 말하며 그것에게 외쳐 고하라 그 복역의 때가 끝났고 그 죄악의 사함을 입었느니라 그 모든 죄를 인하여 여호와의 손에서 배나 받았느니라 할지니라.”

죄 사함을 얻게 하는 세례가 시행된다는 것은 이제 복역의 때가 끝났고, 죄악이 사함을 입었다는 신호입니다.
죄 사함을 얻게 하는 세례가 시행된다는 것은 예루살렘이 여호와의 손에서 그 죄에 대한 벌을 충분히 다 받았다는 겁니다.

그런데 외치는 자의 소리는 어디서 여호와의 길을 예비하라고 합니까? 광야에서 여호와의 길을 예비하라고 합니다. 누가복음에서는 광야의 외치는 자의 소리가 있어 가로되 너희는 주의 길을 예비하라고 합니다.

광야라는 장소와 소리가 하는 역할에 우리가 주목해야 합니다.
광야란 앞서 말씀드렸듯이 불모지입니다.

복역의 때가 끝났고, 벌을 충분히 받았다면 예루살렘은 어떤 상태일까요?
깨끗한 상태, 여호와 하나님께서 오시면 매우 칭찬 받는 상태일 겁니다.
죄악을 사함 받았으니 이제 더 이상 죄가 없는 상태가 됩니다.

문제는 분명 이사야 40:1,2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3절에서는 오히려 광야, 불모지라고 말씀한다는 사실입니다. 뭔가 안 맞아요. 그러니 이스라엘 백성들, 유대인들이 오해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물론 이 오해는 그들 입장에서는 정확한 이해입니다.
복역의 때가 끝났고, 죄 사함 받았고, 벌을 충분히 받았으니,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가 등장하기만 하면 된다는 해석입니다. 이렇게 해석 되려면 그들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죄가 없고 깨끗한 상태가 되어 있다는 것이 전제 됩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이 세례요한에게 질문을 하고 예수님께 질문을 하는 겁니다.
자신들은 그리스도를 모실 준비가 다 되어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주님의 입장은 다릅니다.
복역의 때가 끝났다는 말은 그런 의미가 아니라는 겁니다.
죄 사함을 받은 것도 너희들이 벌을 충분히 받았기 때문에 죄 사함 받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러한 사실을 어떻게 알겠습니까?
모르기 때문에 세례요한의 외침을 그들은 이사야 40장에 근거하여 이해를 하고 심지어 세례요한조차 문자적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누가는 이미 성령 받았기 때문에 성령 받은 입장과 그렇지 못한 입장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모든 육체가 하나님의 구원하심을 보리라고 하셨으니 광야의 외치는 자의 소리가 주의 길을 예비하고, 그의 첩경(낡아 빠진 길)을 평탄케 하면, 모든 골짜기가 메워지고 모든 산과 작은 산이 낮아지고 굽은 것이 곧아지고 험한 길이 평탄하여질 것이라고 합니다.

광야의 외치는 자의 소리가 하는 일이 어마어마합니다.
여호와께서 오시는 길을 예비하고 평탄케 하는 일입니다.

이사야에서는,
“여호와의 영광이 나타나고 모든 육체가 그것을 함께 볼 것이라.”
고 합니다. 누가복음에서는,
“모든 육체가 하나님의 구원하심을 보리라.”

이사야 예언을 당시 유대인들이 어떻게 이해했는지는 지금 전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고 부활하셔서 주님이 되신다는 말씀을 누가는 지금 이렇게 표현하고 있는 겁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십자가에 달려 죽으실 때 함께 죽은 자들, 곧 창세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택함을 받은 자들만 여호와의 영광을 보게 됩니다. 주님이 보내 주신 성령을 받은 자들에게만 해당되는 말씀입니다.

누가가 마치 역사적 배경을 언급하고 이사야서를 인용했기 때문에 역사 속에서 정답을 주려고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면 그것이 바로 유대인들이 성경을 보는 관점입니다. 그 관점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입니다.

자 지금부터는 세례요한과 그 당시 유대인들이 이사야서의 예언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한 번 보겠습니다.

“요한이 세례 받으러 나오는 무리에게 이르되 독사의 자식들아 누가 너희를 가르쳐 장차 올 진노를 피하라 하더냐 그러므로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고 속으로 아브라함이 우리 조상이라 말하지 말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하나님이 이 돌들로도 아브라함의 자손이 되게 하시리라 이미 도끼가 나무뿌리에 놓였으니 좋은 열매 맺지 아니하는 나무마다 찍혀 불에 던지우리라(눅 3:7-8).”

세례요한은 심판을 외칩니다. 이 도끼가 나무뿌리에 놓였다는 겁니다.
뭔가 맞지 않아요. 광야의 외치는 자의 소리의 등장은 복역의 때가 끝나는 것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세례요한은 오히려 복역의 때가 끝난 것이 아니라 이미 도끼가 나무뿌리에 놓였다고 합니다. 죄 사함 받는 것이 억압받는 세월을 보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복역의 세월을 보냈고 동시에 좋을 열매를 맺어야 한다는 겁니다. 끝자락에 있다는 겁니다.

이렇게 말하니 무리들이 질문할 수밖에 없지요.
도끼가 이미 나무뿌리에 놓였다고 하고 좋은 열매 맺지 않는 나무마다 찍혀 불에 던진다고 하니 누가 가만히 있겠습니까? 메시야를 기다리는 이들로서는 당연히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살고 싶다는 겁니다. 도끼에 찍히기 싫다는 겁니다. 이제 이사야 40장 예언이 성취될 때라는 겁니다.

그러자 세례요한이 이렇게 대답합니다.
“옷 두벌 있는 자는 옷 없는 자에게 나눠줄 것이요 먹을 것이 있는 자도 그렇게 할 것이니라(11).”
세례요한은 이미 도끼가 나무뿌리에 놓였다는 말씀의 의미를 구약 식으로 이해했습니다. 그러니 긍휼을 베풀어라고 하는 겁니다. 이것이 쉬워요 어려워요? 쉽지요.

옷 두벌 있으면 옷 없는 자에게 한 벌 나눠주면 됩니다. 먹을 것이 있으면 나눠 먹으면 됩니다. 이것만 하면 도끼에 찍혀 불에 던지움을 당하지 않는다는데 이것 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자 세리들도 죄 사함을 얻게 하는 세례를 받고자 합니다. 물론 죄 사함을 얻게 하는 세례는 그냥 물속에 들어간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이 따라야 합니다.
세리들이 묻습니다.
“선생이여 우리는 무엇을 하리이까?” 참으로 겸손하지요. 죄 사함을 받으려고 빈손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죄 사함 받을 자격을 기꺼이 갖추겠다는 겁니다.

그러자 세례요한이 이렇게 말합니다.
“정한 세외에는 늑징(강제로 거두어들이지)치 말라(13).”

그러자 군병들도 묻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하리이까?”
“사람에게 강포(강탈)하지 말며 무소(거짓 고발)하지 말고 받는 요를 족한 줄로 알라(14).”

죄 사함을 얻게 하는 세례는 결코 공짜로 주어지는 세례가 아니라 반드시 행위가 따라야 한다는 사실을 세례요한이 외치고 있습니다. 세례요한은 자신이 선 자리가 광야, 즉 불모지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즉 세례요한 자신이든 죄 사함을 얻게 하는 세례를 받으러 오는 자들이든 모두가 다 불모지입니다.

그들의 행위는 오히려 자신들이 불모지임을 확인해 주는 행위를 드러냅니다.
자신들을 독사의 자식이라고 외치는 세례요한의 외침에 기꺼이 그렇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임박한 진노 때문입니다. 그러니 혈통적으로 아브라함의 자손이 중요하지 않고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는 세례요한의 외침에 모두가 다 겸손히 무릎을 꿇습니다.

바로 이 모습이 불모지, 광야의 모습입니다. 죄 사함이 이렇게 된다면 하나님의 아들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실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저들은 바로 이렇게 하는 것이야 말로 여호와의 길을 예비하는 모습이라 생각한 겁니다.

지금 제가 어떤 사람이 쓴 책의 내용을 읽어 드리겠습니다.

이 세상에서 마음껏 쾌락을 즐기며 악한 일을 하고도 예수님을 믿으면 구원받을 수 있을까요? 구원은 선악의 문제가 아니라 믿음의 문제이지만 그 믿음 앞에는 뉘우침에서 나온 최고의 자기부정, 무한한 자기 체념이 필히 전제 되어 있습니다.

인간은 뉘우침과 죄의식이라는 실존의 처절한 절망감 속에서만 무한한 자기 체념을 할 수 있게 되며 그제야 예수님을 발견하게 되고 그에게 모든 것을 맡기게 된다는 겁니다.

이러한 믿음을 통해서만 자신마저도 용납할 수 없는 자기를 주님께 용납 받는 구원에 이르는 겁니다.

이 말을 들어보니 어떻습니까? 동의가 됩니까 아니면 동의 할 수 없습니까?
들어 보면 다 맞는 말이고 성경적인 것 같습니다.

이 사람이 왜 이런 말을 하는고 하면 구원받는데 얄밉게 구원 받는 자를 그냥 두고 보지 못하겠다는 겁니다.
세례요한과 똑 같습니다. 회개에 합당한 열매, 즉 옷 나눠 주고, 먹을 것 나눠주고, 정한 세금 외에는 늑징치 않고, 강탈하지 않고, 힘을 이용해 거짓 고소하지 않고, 받는 월급으로 족한 줄 알아야 심판을 면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게 바로 지옥 갈 이유가 됩니다.

마음껏 쾌락을 즐기고 마음껏 살다가 예수님을 믿으면 구원을 얻습니까? 못 얻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구원이 내 쪽에서 얻을 수 있는 겁니까? 세례요한과 똑 같이 말합니다.

예수님을 내가 믿어 구원 얻을 방법은 없습니다.

그러니 이미 출발부터 잘못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이 저자는 현재 자기 쾌락을 위해서만 살면서 일요일 한번 교회 가서 예수님을 믿어 구원 얻고자 하는 자를 용납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믿음 이야기하기 전에 반드시 최고의 자기 부정, 무한한 체념이 있어야 된다고 하는 겁니다. 어떻습니까?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는 예수님의 말씀과 동일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말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은 진리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말씀을 인간이 인용하는 순간 비진리가 됩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말씀은 십자가의 영이 예수님을 따르는 자를 자기부인하게 한다는 말씀이지, 인간 자신이 자기를 부인하고 예수님을 따른다는 말씀이 아니라는 겁니다.

성경에 있는 것을 똑 같이 흉내 낸다고 진리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고 부활하신 분이 지금 살아계십니다. 그분은 만유의 주님입니다. 머리카락 하나라도 희게 하시는 분이 십자가 지신 주님입니다. 그러니 인간의 행위를 여기에 집어넣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왜 엉터리 같은 세례요한을 광야의 외치는 자의 소리로 사용합니까?
그래야만 십자가에서 다 이루심이 돋보이게 되는 겁니다.

십자가에서 광야의 외치는 자의 소리의 의미가, 독사의 자식이 누군지, 회개가 무엇인지, 죄 사함이 어떤 것인지, 회개에 합당한 열매가 무엇인지 드러납니다.

십자가 지신 분 앞에 모두가 불모지로 드러납니다. 독사의 자식들로 드러납니다.